청와대는 신한국당 이회창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그저 답답한 심정으로
바라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지지율 하락을 만회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데
고민이 있다.

일부에서는 만약 이대표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을 면치 못할 경우, 정계
개편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느냐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대표의 지지율 하락이 자제들의 병역면제라는
국민정서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우선
이대표 자신이 이러한 국민정서를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대표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일단 당차원에서 일을
해야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할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관계자는 김영삼대통령이 조순시장을 비공개로 만나는 등 김대통령
의 의중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데 대해 "그러한 의혹이 있다면 당총재
로서 당연히 의혹을 불식시킬 것"이라며 "김대통령이 이중플레이를 할 분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김대통령이 가시적인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속단할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시대와
상황이 많이 변해 과거와 같이 동원할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는데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도 당총재로서 이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상당한 고심을 하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어 속수무책일뿐 김대통령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청와대 당국자는 특히 정계일각에서 이대표 낙마설이나 9월 대란설 등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김대통령은 후보교체를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당의 분열이 아니라 당이 가루로 될 것"이라고 강조
했다.

김대통령은 이와관련, 21일 청와대에서 이대표와 만나 "지난 7월21일
전당대회에서 확정된 신한국당의 정치일정은 앞으로 변경될수도 없고 차질이
있을수도 없다"며 "앞으로 모든 당원은 물론 나도 당총재로서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조순 서울시장을 면담한 것은 조시장이 서울시 업무보고를
자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현재의 상황이 집권여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완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