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서도 당력 결집이 안되고 있어 당내에서
정권 재창출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제기되는가 하면 "후보교체 불가피론"과
"제2여권후보 물색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신한국당측이 연일 오익제씨의 월북사건을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에
대한 "색깔론" 공방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으나 이또한 여의치 않아 여권
핵심부가 고민중이라는 관측이다.

당 일각에서는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지지도가
급락한 이회창 대표에게는 "역대 대선에서 그렇게도 잘 먹혀들던 색깔론까지
효능이 없는 등 "백약이 무효"인 상황으로까지 내몰렸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자신감을 잃고 있는 당내 일부 인사들은 비록 사적인 자리
에서 이긴하나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고까지 말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후보경선 결선투표에서 이대표와 맞붙었던 이인제
경기지사가 대선출마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지사는 아직 출마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으나 측근
인사들은 이지사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현단계에서 이지사는 독자출마의 명분을 축적해 나가는 한편 경우에
따라 있을수 있는 후보교체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독자출마의 위험성을 감수하기보다는 이대표를 대체하는 형태로 출마하는
것이 여권인사들로부터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아내기가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지사는 경선에 낙선했을때 탈당하지 않고 정권재창출에 협조하겠다는
서약을 한 것이 독자출마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의식, <>경선 당시에는
이대표가 "병력면제"등의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과 <>이대표로는 정권
창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 <>대권과 당권분리를 주 내용으로 하는
"당내 민주화"에 부정적이라는 점 등을 독자출마의 명분으로 삼을 태세다.

이지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결과 25% 전후를 보이고 있는
이회창대표의 지지율이 20%선 밑으로 떨어질 때는 출마의 형태로 구체화될
것이 확실시 된다.

그같은 상황에서는 여권 곳곳에서 일고 있는 "대안물색론"에 이대표측으로
서도 속수무책일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영남후보 부재 상황을 재기의 기회로 노리고 있는 박찬종 고문
까지 이같은 틈새를 뒤집고 독자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연말
대선을 앞둔 여권내부에 흐르고 있는 이상기류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