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30일 방송협회와 신문협회가 공동주최한 TV토론회
에 참석, 대선후보로서 정국운영방향과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토론회 요지.

[ 정치분야 ]

-누가 최종 야권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제가 좋던 사람은 대통령을 먼저 하고 내각제가 좋은 사람은
내각제할 때 하면 어떠냐, 그것도 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다른 당 후보와 비교해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40년동안 일관되게 한 길을 걸어왔고 언제나 나라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준비해왔다"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는 유신세력의 핵심이었는데.

"자민련하고 우리가 정당통합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권교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연립정부를 하자는 것이다"

-김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김영삼 대통령과 같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김대통령은 군사정권을 타도하려고 하다가 노태우정권하고 손잡았다.

나는 사형언도를 받았을 때 협력하면 살려준다고 했지만 국민을 배신할 수
없어 안했다"

[ 경제분야 ]

-한보와 기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한보는 경쟁원리에 의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컨소시엄을 만들어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기아는 일단 살려야 한다고 본다.

자구노력을 통해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살아 남도록 해야 한다"

-최근에 재벌기업이 잇따라 쓰러지는 등 기업풍토가 좋지 않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제를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운영한 것이 문제이다.

여기에 국제적인 여건이 악화돼 터져나온 것이라고 본다.

우수한 기업은 발전하고 잘못 경영한 기업은 책임을 져야 한다"

-금융도 문제다.

자칫하면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청와대에서 관주도로 하는 것부터 잘못됐다.

우선 금융권 간의 장벽을 철폐하고 수수료 등을 자유화하여 금융권이
자유롭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루 속히 부실대출을 정리하고 은행이 6~7%의 적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훨씬 더 높다.

소비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물가는 올라간다.

"정부가 물가를 공정하게 조사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소비자들의 권한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제조원가 마진 등이 공정한가를
철저히 조사, 물가에 개입해야 한다.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소비자단체가 개입해야 한다"

-정부에서 제출한 금융개혁안의 문제점은.

"감독기관을 총리실 밑에 두는 것은 관치금융을 계속할 우려가 있다.

금융개혁은 다른 나라는 수년에 걸쳐 했는데 왜 우리는 정권 말기에
서둘러서 하나.

차기정권에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후환없는 금융개혁을 해야 한다"

[ 기타분야 ]

-김 후보는 재산권보호를 이유로 그린벨트의 일부 해제를 주장했다.

"그린벨트는 과학적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서
그은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해서 그린벨트로 묶어야한다는 평가가 나오면
정부가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곳은 과감히 풀어야 한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황장엽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이 핵을 가졌다면 우리 정부도 그것을 알만한 정보망을 가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는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보지 않는다.

플루토늄은 있어도 핵을 만드는 데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은 24시간 미국의 감시체제하에 있다.

참고는 하되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허귀식.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