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통령후보 탄생 이후의 신한국당 당내 역학구도변화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은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신주류가 급속히 형성되면서 지난 91년
3당 합당의 두축인 민정.민주계는 계파로 존립키 어려워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으로 예상되는 그림이다.

이회창후보를 정점으로하는 신주류는 그동안 경선과정에서 이후보를
지원했던 일부 중진급 인사들과 핵심 참모그룹이 그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연말의 대통령 선거때까지는 이같은 두 그룹이 상호협력하는 형태를
취하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참모그룹이 급부상할 공산이 크다.

후보 경선과정에서 반이회창진영에 가담했던 상당수의 인사들은 곧바로
신주류의 외곽에 흡인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만이 차기행보나 만약의 경우
등에 대비해 "반이 결속"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경선에서 탈락한 일부 인사들이 탈당해 독자세력화하는
등 연말 대선구도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올 변화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같은 급변의 상황이 올지 여부를 현단계에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선에서 낙선한 대다수의 후보들이 아직은 향후 진로와 관련해 언급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대부분의 경선주자들은 대세에 순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다만 경선주자 일부는 상당기간 정치적 의사표시를 삼가게 될것이고
일부만이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여러 정황을 종합할때 신한국당의 당내 역학구도는 이회창후보를 중심축
으로 하는 절대 다수의 신주류와 차기등을 겨냥하고 있는 이인제경기지사
김덕룡의원 주변인사들의 비주류로 양분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신한국당의 주류.비주류 구분은 그러나 과거 당권경쟁을 벌이던 역대
야당들내부의 주류.비주류와는 약간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여권의 속성상 당권경쟁이 불가능하고 힘이 쏠려 있는 쪽에 공개적으로
등을 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당내 역학구도의 흐름이 이같이 대체적인 윤곽이 잡혀 가고는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일부 경선주자들의 향후 행보에 초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심의 제1순위는 역시 박찬종고문이다.

박고문은 경선이 끝난뒤 향후 행보와 관련해 일절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가급적 언론 접촉을 피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장래와 관련한 구상에 들어간
느낌이다.

이한동고문의 선택과 관련해서도 상이한 분석이 혼재한다.

여권에만 몸담아온 그의 정치경력상 탈당등 극단적인 행보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주변인사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정치인생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경선에 출마할 인사의 대표직 임명문제를 놓고 김영삼대통령이나 이회창
후보와 직간접적으로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생긴 앙금은 쉽게 털어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박찬종고문과 마찬가지로 후보선출전당대회가 끝난뒤 이회창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중요한 "행사"에 불참했다.

이수성고문은 22일 "지지자들이나 국민이 어떤 선택을 원하는지를 파악한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어 탈당등의 결단을 할때
박찬종 이한동고문에 앞서 이수성고문이 선수를 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수성-이한동-박찬종고문의 "3인 연대"가 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참여할 것이라는 설이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또 이들의 독자세력화가 실현될 경우 연말의 대선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3인이 각자 또는 연대해 모종의 결단을 가시화할 것인지,
하게 된다면 언제 할 것인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