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신한국당 전당대회가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7룡들의 합종연횡이 제자리걸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강"인 이회창고문에 맞서기 위해 반이회창 후보진영간에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져 오던 연대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그 가장 큰 이유를 반이진영 후보들이 서로 "최소 2위는
자신 있다"며 후보단일화의 중심주체를 잡는데 혼선을 빚고 있는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당초 경선종반에 이르면 후보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나면서 후보사퇴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전당대회가 임박했음에도 혼전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이인제경기도지사 김덕룡의원 이한동 이수성고문 등 네 후보는
한결같이 "은메달"을 장담하고 있는 상태다.

비록 이회창고문이 단독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가
어려운 만큼 2위만 차지하면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이 가능하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특히 이들은 이회창고문의 독주태세에 공통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누가 2위가 되더라도 "반이회창" 정서를 등에 업고 뒤집기에 나설수 있다는
점에서 2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한동 김덕룡 박찬종고문"의 3인연대와 "이한동 이수성",
"이인제 김덕룡 박찬종"의 신3인연대 등 다각도로 전개돼온 합종연횡
움직임은 중단되다시피해 전당대회전까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져 가는
분위기다.

우선 가장 먼저 추진돼오던 3인연대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는
이한동고문과 김덕룡의원간 불신의 골이 깊은데다 박찬종고문이 사실상
독자행보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고문은 이고문이 3인연대 후보단일화협상을 하면서 정치발전협의회의
지지를 놓고 경쟁관계에 있는 이수성고문과 연대방안을 깊숙이 논의한
사실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고문은 특히 경선이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조직망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판단, 다른 후보와의
연대여부에 관계없이 자력으로 2위차지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박고문이 최근 이회창고문의 금품살포의혹을 제기한뒤 독자출마쪽
으로 방향을 잡아버려 3인연대는 현재 와해됐다고 봐도 무방한 실정이다.

이한동 이수성고문간 후보단일화 문제도 어느 한쪽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한
거의 접점을 찾기 힘든 상태라는게 양측 진영의 분석이다.

또 민주계 중진들의 막후교섭에 힘입어 한때 탄력이 붙었던 "이인제 김덕룡
박찬종"의 신 3인연대도 금품살포설 공방이후 기존 3인연대와 마찬가지로
논의중단 상태에 빠져 있다.

따라서 후보간 합종연횡은 전당대회 당일 1차 투표직후에야 본격 성사단계
에 접어들 것이란게 여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그러나 서울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19일께 후보간 연대가 가시화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각 후보진영이 휴일인 17일에 이어 경남지역과 서울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18,19일에 잇달아 연대가능성 타진에 나설 예정이어서 연대논의가
급진전될 여지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