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세계화시대의 환경협력''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은 크게 네부분으로 구성
되어 있다.

첫째는 지난 92년 리우선언이래 5년간 정부가 추진했던 환경보전노력과
이행실적을 소개하는데 주안점이 주어졌다.

지난해 3월 환경복지구상을 선언한 점과 올들어 6월5일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선언을 채택한 것 등을 소개하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동양적인 환경윤리를 강조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둘째는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및 기술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셋째는 방사성폐기물의 안전관리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촉구한 대목이다.

세계가 합의한 ''리우'' 정신에 위반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관리를 위한 국제적 지역적 협력체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넷째는 비무장지대 보존을 위해 남북간 협력을 제의한 부분이다.

비무장지대는 지구상에서 손꼽히는 무공해지역으로 생태계보존을 위해서는
이 지역에 대한 남북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제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관련, "환경문제가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푸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유엔연설에 이어 열린 김대통령과 시라크대통령과의 한-프랑스 정상회담
에서는 외규장각 도서반환, 대우그룹의 톰슨멀티미디어 인수 좌절, 프랑스제
휴대용 대공미사일구매 등이 주요 의제였다.

대우그룹의 톰슨사 인수 좌절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기 전에
시라크대통령이 먼저 언급, 이 문제에 대한 프랑스측의 사과를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라크대통령이 2~3번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며 "매우 진지하고 정중한 사과였다"고 사과분위기를 전했다.

외규장각 도서반환에 대해 프랑스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도
이번 한-프랑스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힌다.

시라크대통령은 "외규장각도서를 받는 대신 프랑스에 줄 한국측의 교환도서
리스트를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있다"며 "외규장각도서가 반환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의 분위기로 볼때 프랑스정부가 외규장각도서
를 돌려주는 방향으로 방침을 전환하는 것 같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 뉴욕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