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12일 김영삼대통령이 이달 하순 유엔환경총회가 열리는 미국과
멕시코 방문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김대통령이 신한국당
경선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교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회의 기획조정실(실장 장성원의원)은 이날 간부 간담회에서 여당
경선후보등록과 시기가 겹치는 김대통령의 미주방문계획이 김심을 끌어
들이려는 이회창대표를 피하면서 반 이대표 진영에게 "쿠데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정동영대변인이
전했다.

기조실은 또 "김대통령이 국내문제가 산적해 있는 마당에 거액의 외화가
들어가는 호화 외유에 나서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같은 기조실 분석을 바탕으로 지금은 김대통령이
호화스런 외유에 나설 때도, 유엔환경총회에 참석해 환경을 걱정할 단계도
아니라는데 입을 모으고 "김대통령이 외교를 권력투쟁에 이용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정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김대통령의 미국및 멕시코 방문계획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