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한국당 경선전이 금품수수설 등으로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대 대의원 선출을 위한 지구당대회가 잇달아
열리면서 경선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신한국당은 9일 일부 경선주자들의 금품제공 의혹과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들
의 특정후보 지지발언 등에 따른 과열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사전선거
운동에 대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신한국당은 이날 경선관리위 전체회의에서 지구당위원장 또는 대의원을
상대로 한 어떠한 명목의 금품제공행위도 일절 금지하고 금품제공행위가
드러날 경우 즉각 당기위에 회부키로 했다.

또 경선주자가 각 지역을 방문하기전 사전 연락을 통해 다수의 대의원을
모아놓고 식사를 제공하거나 연설하는 행위도 금지시키기로 했다.

이와함께 지구당 위원장들이 소속 대의원에게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요
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도 차단키로 했다.

박관용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이날 각 시.도지부와 지구당에 공문을 보내
경선과정의 과열 혼탁사례를 철저히 점검하고 감시.감독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당 지도부의 이같은 경선과열 자제 움직임에도 불구, 신한국당 경선전은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전체 2백53개 지구당중 9일 67개, 10일 1백30개 등 근 2백개 지구당이
이틀간 대의원 선출을 끝낼 예정이어서 지구당대회를 계기로 각 주자측 세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표직 수행에만 전념하겠다고 공언해온 이회창 대표도 사실상
이날부터 경선주자로서 활동에 들어갔다.

이대표는 이날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충남 예산지구당 당원 연수에 참석,
특강을 했다.

예산 재선거와 대의원 포섭 을 겨냥한 양수겸장의 행보인 셈이다.

이대표는 10일 전남나주 지구당을 시작으로 지구당대회 참석 강행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불공정" 시비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구당 대회엔
불참키로 했다.

그러나 12일의 서울시지부와 13일의 강원도지부 정기대회엔 참석, 표밭갈이
에 나설 예정이다.

박찬종 고문은 부산을 찾아 "PK표" 굳히기에 착수했다.

경선 분위기가 확고한 지역표를 토대로한 세싸움으로 흐르는 상황이라
PK정서 재확인을 통해 최근 주춤하고 있는데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수성 고문이 급부상하면서 영남권 지지세가 양분조짐을 보임에 따라
일단 PK지역에서 이미지를 확고히 각인시킨뒤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라는게 박고문측의 귀띔이다.

박고문은 내주초께 이대표 사퇴문제 등을 포함한 정국 전반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거취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수성 고문은 10일부터 1박2일간 일정으로 군산과 전주 등 전북지역 공략에
나서 "신뢰와 희망론"을 펼칠 예정이다.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 이인제 경기지사는 9일 서울 중랑갑 지구당대회
에 나란히 참석, 유세대결을 벌였다.

이홍구 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식적인 선거운동기간을 제외하고는
지구당대회에 참석치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대의원들에 대한 개별접촉을 하지 않는 대신 정책
을 연구하고 비전을 다듬어 국민에게 제시하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최병렬 의원도 가급적 지구당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각종 강연과 포럼에서
정책과제를 제시하면서 득표전을 전개할 방침이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