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은 28일오후 청와대에서 이회창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대선자금문제를 비롯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문제
등 정국현안 전반을 논의, 당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청와대비서실장은 이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가 끝난뒤 "이대표의
거취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의 뜻은 당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29일에 있을 김대통령과 여권 대선예비주자들의 회동 및
30일로 예정된 대선자금에 대한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등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 김대통령과의 대화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고 이윤성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반이회창" 진영의 불공정 경선문제 제기로 논란이 일고 있는
대표직사퇴 등 이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29일로 예정된 대선예비주자들
과의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나 신한국당등 여권 지도부는 현재 당내외의 어려운 정국상황을
감안할때 당분간 당대표를 교체해서는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이 대표의 전격교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도 이날 김대통령에게 주례보고를 마친뒤 회동결과에 대해 강인섭
정무수석에게 "걱정할 것이 없다"며 "신문에는 이런저런 얘기가 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강수석이 전했다.

여권 당국자는 "전반적인 분위기로 봐 오늘 회동에서 두 분 사이에 견해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대선자금 문제는 물론 이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입장조율이 됐음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문제는 궁극적으로 이대표의
결심에 달려 있으나 대표직 유지에 따른 "반 이회창" 진영의 거센 반발을
그대로 묵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대표직을 유지하되 경선이
본격화되면 적절한 시기에 자진사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청와대도 이대표가 공정경선을 위해 자진사퇴할 경우 당의 단합과 원만한
경선을 위해 이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는 이날 3박4일간에 걸친 중국 방문결과에 대해 "지앙저민(강택민)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동북아는
물론 아태지역의 번영과 안정에 직결되며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 대표는 또 "한중간 상호보완적 동반자적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다져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으며 김대통령은 "아주 잘 된 일"이라고 치하
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