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23일 지난 92년 대선자금문제와 관련, "대선자금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잘 알고 있으나 5년전 대선자금에 대해서 지금에
와서 국민들에게 속시원하게 밝힐만한 자료가 없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
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이대표가 전했다.

이대표는 청와대보고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대통령이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더이상 특별히 언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대표의 경선전 사퇴문제와 전당대회개최시기를 놓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과 관련, 오는 29일 전국위원회 개최에 앞서
이대표를 포함한 대선예비주자 9명과 오찬 회동을 갖고 공정 경선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김대통령이 당헌당규개정안 처리를 위한
전국위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대선예비주자들과 만나 당의 결속을 당부할
예정"이라며 "특히 이대표의 경선전 사퇴문제와 전당대회 개최일자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반이대표 진영이 주장해온 대선예비주자 연석회의
개최 요구를 이대표측이 거부해온 점을 고려해 볼때 김대통령주재 대선예비
주자 회동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보정국을 매듭, 난국을 타개하고 민심을 수습
하기 위한 복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완수.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