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1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해
국민회의측과의 후보단일화및 내각제개헌 추진구상 등을 밝혔다.

김총재는 이날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밝히기보다는 기존의 내각제개헌과
이를 위한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추진의지를 거듭 강조하는데 비중을
두었다.

김총재는 "독자출마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단일화가 안된다면
정당의 목적을 위해 후보를 내야할 것"이라며 독자출마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선거 투표 전전날까지 야권후보단일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단일화의지는 분명히 했다.

김총재는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동안 "반드시 이룰 것이니 두고
보라"고 장담해 왔으나 이날은 "지금 예상할 수 없다"고 다소 후퇴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제3후보론에 대해 김총재는 "제3후보를 냈다고 해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지지를 금방 얻을 수 있는 인물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총재는 내각제 개헌의 당위성과 추진의지를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총재는 "5.16혁명"에 대해 "내각제가 아니라 무능한 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제 민도와 경제적 여력이 갖춰진 만큼 혁명을 해서
중단시킨 것을 다시 세우고 물러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내각제추진을 위해 신한국당과 제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와도 같이할 수 있다" "집권당안에도 내각제 지지자가 많으나 대통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행동을 못하는 것일뿐"고 시인겸 기대를 표시했다.

김총재는 "집권하면 15대국회 임기중 개헌작업을 마치고 대통령직을 그만둘
것이고 김대중총재로 단일화되면 그도 내각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지역감정,부패문제 등이 "내각제를 하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뒤 내각제가 정국현안인 한보사태와 대선자금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대선자금문제와 관련, 김총재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소리를 들었다"며 "대선자금을 조달하고 쓴 사람이 그 내용을 밝히고 잘못된
점, 불가피했던 점을 설명하고 내일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하는게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김영삼대통령 보고 물러가라는데 찬동하지 않는다"고
하야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회의 김총재의 "거국내각구성" 주장에 대해 "일찍이 당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대통령후보를 뽑아 국민에게 선택을 맡기고 대통령은 엄정중립
을 지키며 선거관리에 전념해 달라고 건의했다"며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대통령제하에서 연립내각은 안되는 것이므로 그렇게
건의한 것"이라고 "거국내각구성"등 구체적인 내용의 요구는 하지 않았음을
내비췄다.

김총재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성급하게 다룰
사안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이제는 용서해도 될 때라고 할 날이 올 것"이라며
집권시 사면가능성을 시사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