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정근모 전과학기술처장관이 카메룬의 추천으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선거에 입후보한 것을 추인하지 않고 정씨의 자진사퇴를
유도하기 했다.

외무부 당국자는 1일 "IAEA 35개 이사국중 한국을 제외하면 정씨를 지지
하는 이사국은 아직 한나라도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정부는 카메룬의
추천을 얻어 개인적으로 입후보한 정씨의 IAEA 사무총장 후보등록을 추인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카메룬은 이사국이 아니므로 투표권이 없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및 IAEA의 개도국 이사국들은 이집트의 엘바라데이 후보를 지지중"
이라면서 "특히 일부 이사국들은 정씨가 IAEA의 단일후보 선출노력에 역행
하는데 대해 우리 정부에 실망과 불만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중.일.러.유럽연합(EU) 등 주요 이사국들은 우리나라가 북
핵문제의 관련 당사국이므로 IAEA총장직에 천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다수의 개도국들은 차기 총장에 개도국 후보를 선출한다는 회원국들의
양해에 따라 이집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정씨의 입후보를 추인할 경우 투표에 참패함으로써
국익을 손상케 하고 단일후보로 총장을 선출하려는 대다수 이사국의 여망에
역행, 이들의 반발을 사게되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미국을 방문중인 정씨에게 이같은 정부 방침을 전달하고
자진사퇴를 권유하는 한편 정씨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원자력협력담당
대사직에서 해임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