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는 25일 국정개입의혹과 관련, "아버님이
인사원칙 같은 것을 물을 때 과거에 고생하신 분들, 특히 대선당시 고생하신
분들에 대해 말씀드린바 있다"고 밝혀 인사의혹을 일부 시인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한보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 "자식된 도리로서
명망있고 출중한 분들을 추천한 정도일뿐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각종 인사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다른 분들도 인사와 관련해 많은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무적근무 물의를 빚은 정대희 전청와대행정관 문제에 대해서는
"정씨가 작년 10월 청와대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고 애원해 인사비서관에
부탁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절차를 밟아 근무하는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심경을 묻자 "제 문제로 인해 이렇게 국정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사회적 물의를 빚은데 대해 국민여러분과 아버님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은 내 생각이 짧았고 올바르게 처신하지 못한 탓"
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독일 SMS사로부터의 2천억원 리베이트수수설과 한보전환사채 및
주가조작설 등 한보사태 연루의혹 전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사익을 챙기거나 이권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죄가 있으면 당연히 벌을 받겠다"면서 "사법적 문제는 검찰에서
밝히겠지만 사법처리를 받을 만한 일을 한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자신을 1백번이상 만났으며 자신이 오정소 전안기부차장인사에
개입했다는 박경식 G남성클리닉원장의 주장에 대해 "신장과 전립선이 좋지
않아 치료를 위해 10여차례 만났을 뿐"이며 그의 주장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박태중 심우대표와 관련, "절친한 친구사이지만 현정부 출범이후에는
행동에 조심하라고 여러차례 지적했다"면서 "박씨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고 박씨를 통한 각종 이권개입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김씨는 박씨가 자신의 사무실 운영경비 등을 지원했다는 박씨의 증언과
관련 "박씨 사무실의 일부를 함께 이용했고 심우직원이 그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움을 준 것일뿐 금전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보근 한보그룹회장 등 "경영연구회"소속 대기업그룹 2세들과의
잦은 모임을 가졌다는 신문에 "의혹이 일지 않도록 오해받을 수 있는
인사들과는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