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은 23일 "김현철씨에게 안기부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안기부에서 어떠한 월권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과 현철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차장은 이날 국회한보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이같이
밝히고 "안기부 운영차장직을 맡은 이후 현철씨와 한달 내지 두달에 한번,
모두 25~30회 정도 만났다"며 "그러나 가족얘기나 박사학위 논문과 관련해서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차장은 "안기부에서 인사와 예산분야만을 맡았을 뿐 정보쪽은 알 수
없었다"며 "현철씨에게 정보와 안기부자금을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이라고 말했다.

김 전차장은 또 르네상스호텔과 신라호텔에서 현철씨와 만났다는 박경식
G틀리닉원장의 주장에 대해 "문민정부 출범이후 박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박원장을 위증죄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원근 상아제약회장은 "현철씨를 두 번 만난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여러 사람들과 함께만나 사업얘기등을 할 만한 분위기
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보근 한보그룹회장은 한보철강 부도를 전후해 이동전화로 청와대
정무기획실 민원비서관실 경제수석실 등에 24차례 전화를 건 것으로
밝혀졌다.

< 허귀식.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