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 고문이 대선후보 경선에 대비한 정지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고문은 3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한승주 전 외무장관 김경원 전 주미대사
를 비롯한 각계 각층 인사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의 지지모임인
"미래사회연구원" 창립준비모임을 개최했다.

연구원의 명예이사장으로 추대된 이고문은 이달중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뒷편에 정식으로 사무실을 열고 "경직성으로부터 유연성으로"라는 국가발전
전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이를 뒷받침할 각종 정책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고문은 이날 연구원 발족 배경과 활동 방향에 대해 "현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은 경제 각 부문에 고착돼 있는 "경직성의 악순환"에 있으며 경직성의
근원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부 구조와 기능이 자리잡고 있다"며 "새 시대가
요구하는 유연성을 창출하기 위해 우선 정부기구를 전면 재편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고문은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 <>견제와 균형 <>수요자 중심 <>전문성
제고와 통합 <>탄력적 조직 등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재정경제원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 예산기능은
총리실로 이관하고 통화정책기능은 한국은행으로 넘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
해야 할 것이라고 예시했다.

또 식품 환경 교통 치안 등 국민안전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기구를 강화하고
한국무역대표부 등을 신설하는 등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고문측은 연구원 결성으로 이고문이 경선참여를 공식화한게 아니냐는
시각엔 "지금 나라가 어려운데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고 일단 부인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 모임이 이고문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때가 되면" 곧바로 "추대위"로 변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모임의 발기인 면면을 보더라도 그럴 가능성은 쉽게 점칠수 있다.

주요 발기인으로는 한전장관 김전대사 정근모 전 과기처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김기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사장 전성철 변호사 김달중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이상우 서강대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