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1일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한보철강의 설비수입과정에서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재수사에 나섰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주)심우대표 박태중씨가 한보철강 대리인 자격으로
독일 SMS사와 열연설비 수입계약을 맺으면서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현철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의 진위를 가리기위해 박씨의 집과 사무실,
가족명의의 예금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날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에서 "현철씨가 한보철강이 외국업체로
부터 설비시설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박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어 사실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현철씨가 고속도로휴게소 입찰과 지역민방사업자 선정과정등에도
박씨를 통해 로비자금을 받고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과 박씨가 수십억원을
탈세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리베이트수수와 관련,박씨가 94년7월부터 12월사이 한보철강의
대리인으로 나서 독일의 SMS사와 열연설비수입을 계약하는 과정에서서
실제가격보다 50% 높게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2천억원의 리베이트
를 받아 현철씨에게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밝혀 구체적인 수사단서를 포착
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밖에도 <>박씨가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는 일식집 "아사도"와
"카사두손 빌라"와 관련한 증여세 16억원 탈세의혹 <>한보철강과 오스트리아
베스트알핀사, 일본 고베철강등과의 설비시설 수입계약에 관여해 리베이트를
챙겨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 <>심우를 경영하면서 부가세 5억8천만원을
탈세했다는 의혹등을 모두 영장에 열거했다.

김상희 수사기획관은 그러나 "박씨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그동안 언론에 제기됐던 굵직한 의혹들을 모두 영장에 기재한 것"이라며
"SMS사 리베이트 수수설과 16억원 탈세설에 수사의 중점을 두고 있으나 아직
혐의사실의 단서가 포착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최병국 대검중수부장을 인천지검장으로 전보하고
후임에 심재륜 인천지검장을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