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한마디로 실무형 인사의
중용.

재정경제원 통산부 건설교통부 조달청 등이 모두 실무에 밝은 내부인사를
발탁한 점이 이를 입증.

이는 대통령의 임기말을 맞아 업무장악력이 뛰어난 인사를 등용, 행정공백
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

오는 7일께 차관급 인사를 실시하리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6일로 인선시기
를 앞당긴 것도 "국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김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기존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는 달리 고총리의
입장이 많이 반영됐다는 후문.

문민정부 출범초기부터 청와대에서 발표하던 차관급 인사발표를 이날은
이례적으로 총리실에서 발표, 배경에 관심이 집중.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각은 앞으로 총리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김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총리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

고총리 또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이 임명장 수여시 내각은
총리가 책임지고 행정각부를 실질적으로 통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

또 과거와 달리 11명의 차관급 인사중 청와대출신이 2명에 그치는등
청와대출신인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

김대통령은 논공행상용으로 이용하던 과거 인사관행을 깨고 철저히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을 중용하겠다는 지난 5일의 장관급 인사때의 인사원칙을
그대로 이행한 셈.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11명중 경남출신 인사가 3명에 달해 김대통령의
"PK인사"에 대한 편애가 여전함을 반영.

장관급인사에서 철저하게 지역안배에 치중했던 인사스타일이 이번 차관
인사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셈.

한편 청와대는 장관급인사에서 수석비서관들이 한명도 나가지 못한데 이어
차관급인사에서도 예상보다 적은 숫자가 발탁되자 아쉽다는 표정이 역력.

한 관계자는 "총리실에서 장관급에 2명이나 발탁된데 비해 청와대에서
각료가 한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너무 했지 않느냐"며 "차관급에서 그나마
2명이 배출된 것은 다행"이라고 촌평.

이근식 청와대공직기강비서관이 내무차관으로 발탁되자 공직기강비서
관자리(종전 사정1비서관)가 갑자기 출세코스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

현 김종민 문체부장관이 같은 자리에서 차관이 된 것을 비롯해 김혁규
경남지사, 신한국당 김무성의원, 김길환의원등이 모두 이자리를 거쳤던 것.

< 최완수.손상우기자 >

<>.경제부처들은 이번 인사가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

각 부처의 업무내용을 잘아는 전문관료들이 제자리를 찾은데 외부인사
없이 내부 승진또는 출신인사로 채워졌기 때문.

재졍경제원의 경우 금융과 세제를 두루거친 강만수 통상산업부 차관이
복귀, 오랜만에 입각한 강경식 신임부총리를 충실히 보좌할 것으로 기대.

통상산업부도 재경원출신이 장차관을 모두 차지할까봐 우려했으나 통산부의
일을 속속들이 아는 한덕수차관이 들어와 걱정을 불식.

이밖에 건교부와 조달청은 내부승진으로 채워졌고 특허청도 상공부출신이
오게돼 대체로 의외의 인사는 전혀 없었다고 분석.

특히 수석차관인 총리행정조정실장도 경제기획원출신의 이기호차관이 맡아
경제부처와 비경제부처간의 조율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

경제부처 직원들은 이번 차관급 후속인사가 문민정부 마지막해의 경제현안
을 실무적으로 꼼꼼하게 챙길수 있는 인물들로 짜여진것 같다며 공무원조직
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도 할수 있을 것이라고 촌평.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