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청와대관계자들은 신임총리에 고건 명지대
총장이 내정됐다는 언론보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개각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달라진
점을 고려할 때 고총장쪽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고총장이 5공시절, 교통, 농수산, 내무장관을 지내고 6공
들어 서울시장을 역임, 충분히 검증받은 인사"라며 "풍부한 행정경험과
청렴성, 출신지역 등을 고려할 때 국민화합차원에서 그만한 인물도 드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1년도 안돼 신임총리가 일을 배워가며 업무를
수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크게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또 관료출신을 발탁하는게 임기말 관료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점도 감안됐다는 지적이다.

야당측에서 비교적 호의적인 논평을 내놓은 점도 고총장의 발탁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신임총리에 전북출신인 고총장이 내정됨에 따라 경제부총리 물망에 오르던
진념노동장관은 전북출신이라는 점때문에 일단 수면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이상득 신한국당 정책위의장과 강경식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강의원의 경우 5공말 전두환 전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이
감점요인으로 작용, 이의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진장관은 따라서 노동장관에 그대로 유임되거나 통산장관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통산장관에는 박운서 한국중공업사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용진 과기처장관이 물러날 경우 후임에는 이환균 총리행조실장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영탁 교육, 유상열 건교, 이기호 보건복지, 이부식 과기처차관 등
차관급인사의 대거 입각도 예상된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