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의 한보관련 의혹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전력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국당 박주천 의원이 과거 김총재가 한보
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 여야간 흠집내기가 가열될 전망이다.

신한국당 박주천 의원은 2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95년
6.27지방선거 직후 김대중 총재가 정계 은퇴를 번복, 복귀할 당시 한보
정태수씨로부터 2백억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아 신당을 창당하는데 사용
했다는 설이 나돌았다"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또 "김총재가 설립한 아태재단은 94년 2월 한보로부터 2억원을
받아 재단 설립자금으로 활용했고, 94년말에도 또 2억원을 받아 재단 운영
자금으로 썼다는 설이 항간에 유포됐다"고 덧붙였다.

박의원은 이어 "95년 9월 14대 정기국회 시작전 김총재의 최측근인 모의원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한보를 문제삼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0억원의 로비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면서 "총리는 이같은 세간의 의혹을 조사해
그 진위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김대중 총재가 돈얘기가 나올 때마다 명분 없고 부정한 돈은 한푼도
안받았으며 안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12.12군사쿠데타와 5.18광주
양민학살에 주도적 역할을 한 노태우씨가 부정으로 축재한 돈 20억원을 받은
것은 부정한 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을 위해 사전에 마련한 박의원의 원고에는 이같은 내용이
전혀 담겨져 있지 않았으나 박의원은 질문에 나서기 직전 이같은 내용을 담은
2쪽분량의 추가질문서를 작성, 배포했다.

박의원이 당초 질문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던 김총재 개인의 전력을 갑작스레
들고 나온 것은 전날 국민회의가 현철씨 관련 의혹제기를 자제키로 했다가
이를 번복, 대여 공세를 늦추지 않은데 따른 당 차원의 "반격"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은 현철씨의 한보관련 의혹과
주가조작 의혹설 등을 서면으로만 제출키로 했다가 이를 번복, 당초 원고대로
읽어내려갔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