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7일 북한이 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에 대해 망명
허용을 시사한 것과 관련, 통일원 외무부등을 중심으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북측의 진의파악에 나서는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착수.

외무부는 이날 저녁 비상근무중이던 아.태국을 중심으로 조선중앙통신
보도 전문을 연합통신으로부터 긴급 입수해 즉각 북한의 진의파악에 나서는
등 긴박한 움직임.

유광석 아태국장은 이날 저녁 북한조선중앙통신 보도내용을 유종하
외무장관에게 곧바로 보고했으며 유장관 주재로 한남동 장관공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한편 주중대사관에 긴급 훈령을 내려 북한측의 태도
변화여부를 면밀히 파악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외무부는 특히 중국측이 황비서의 망명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북한측에 이미 통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파악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도 반기문 외교안보수석을 중심으로 북한의 돌연한 태도변화에
따른 향후 대처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김영삼대통령에게 이같은 사실을
즉각 보고했다.

통일원은 북한측이 황비서망명사건과 관련, 갑자기 종전의 입장을 바꿔
망명수용입장을 시사하고 나오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채 북한측의 진의를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하는등 기민하게 대처.

제일 먼저 중앙통신보도를 접한 통일원 공보관실 관계자는 신속히 관련
부서 및 권오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에게 이같은 사실을 보고한데 이어
김석우차관을 중심으로 관련실.국장간 긴급전화통화를 통해 정확한 진상
파악 및 정부대책을 논의했다.

<>.임태순 남북회담사무국장은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내부적으로 신중한
검토를 거친 것이라고 전제, "북한이 중국과 외교교섭상 문제에서 한계를
느낀 것 같다"면서 "북한은 식량난 등 대내적인 문제해결과 대미, 대중관계
를 고려한 실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 배경을 분석.

임국장은 "북한은 올해 김일성 사망 3돌을 마치게 되며 김정일의 권력승계
를 앞두고 나름대로 구상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했을 것"이라며
"이젠 북한이 내부적으로 큰 전환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

그는 그러나 "북한이 망명을 받아들였더라도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처리할 것이므로 황비서의 한국행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북한은 내부적으로 제2,제3의 황장엽을 막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북한에서는 내부적으로 철저한
사상검증작업 및 숙청작업이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