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먕명사건 발생 6일째인 17일 주중한국
대사관과 같은 건물(국무빌딩)에 입주한 우리나라 K사북경사무소에 거동
수상자 3명이 들이닥쳐 사무실내부를 촬영하다가 직원들이 항의하자
도주했다.

이들은 직원들이 신변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던중 오전11시 사진기를
들고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 회사관계자는 "건물에 대한 중국공안의 경비태세가 강화된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 사실을 대사관 상황실에 보고하고 사무실입구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주중한국대사관은 황비서가 망명한 12일 이후 중단했던 영사업무를
오는 24일부터 재개할 방침이다.

대사관측은 "현 영사처 주변에는 중국공안의 경비가 삼엄해 의무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중국당국과의 협의가 끝나는대로 제3의 장소에서
비자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현재 북경아운촌의 한국대사관공보원을 임시영사업무 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공안당국은 15일밤 성남시 분당에서 이한영씨 피격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후 대사관과 영사처 등 한국공관에 대한 경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중국공안은 17일 한국대사관이 입주한 북경 국무빌딩주변에 공안 소속
차량 10여대를 주차시켜 놨고 대사관이 사용하고 있는 3층복도에는 기관
단총으로 무장한 경비병력 30여명을 배치, 출입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은 17일 "당가선 중국외교부장이 한국영사처를 방문해
황비서를 만난후 대사관으로 가 정종욱 대사와 황비서문제를 협의를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주재국의 부부장(차관)이 특정국가의 공관을 방문하는
일은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부부장이 한국공관을
방문했다면 중국 외교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중대사관은 이와함께 "국내의 언론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는
바람에 한중간에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조선족 동포가 많이 사는 연변과
북경간 항공노선을 폐쇄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북경주재 한국기업들은 월요일인 17일 출근과 동시에 대사관과 서울
본사 등과의 비상연락망을 점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언론들은 "제2,3의 이한영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라는 보장이 없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가급적 삼가하고 방초지초등학교 등 남북한 학생이 함께
다니는 학교에서 북한학생들과 정치현안을 놓고 논쟁을 벌이지 않도록
자녀들을 주의시킬 것을 당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