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4일 현시국을 풀기 위해서는 김영삼대통령이
신한국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총재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국 위기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김대통령이 너무 선거승리에 집착하는데 있다"며 "위기상황을 풀어
가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신한국당을 떠나 국민과 여야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거국내각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김대통령이 한보사태와 관련해 적극적 지시는 하지 않았더라도
정치적 행정적 도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김대통령은 한보사태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또 구체적인 지시를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총재는 한보철강 처리문제에 대해 "처리 방식결정에 앞서 한보철강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평가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김총재는 "정부가 만약 현재의 난국과 경제를 수습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을 요청해오면 자민련과 협의, 적극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총재는 자신의 정치자금 수수여부에 언급, "한보를 포함해 어떠한
기업으로부터도 명분없고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검찰이 한보
수사를 축소.은폐할 경우 우리는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정국에 중대한
파문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 문제와 관련, 김총재는 "정부여당이 떳떳하고 더 이상
감출 생각이 없다면 우리가 요구하는 TV청문회와 여야 동수 구성 원칙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