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18일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운동과 관련,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전각료의 "역사적 책무"를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청와대보고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각료는 역사적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선언, 경우에 따라서는 "문책"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김대통령의 심각한 현실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경제현실이 절박하다는 문제의식을 아직도 모든
각료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발언은 김대통령의 경제난타개에
대한 비상한 각오와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당국자는 특히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운동에 대한 정부의 솔선수범이
아직 미약하다는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히고 "오늘 보고회의는 정부에
대한 질책과 격려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이와관련 "지난번 9월3일과 10월9일 대책으로는 정부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미흡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당과 정부는 긴밀히
협의하고 국무총리는 전국무위원과 머리를 맞대어 추가로 할 일을 과감히
찾아내어 나에게 별도로 보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해 내각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중에서 또 주목을 끄는 부분은 내년도 경상수지적자를
올해의 절반수준으로 낮추라는 지시이다.

김대통령은 "올해 경상수지적자폭이 급속히 확대돼 연말까지 2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전체 경제운영을 어렵게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경상수지적자를 축소하는데는 에너지소비절약이 가장 중요하다"고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얼핏보면 과거 군사정권시절 경제목표를 정해놓고 채찍질을 하던 모습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만큼 김대통령이 경상수지적자문제를 심각히 생각하고 있다고
청와대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 "백화점의 주요매장이 외제로 채워지고
있는 등 경상적자문제는 시간이 촉박하고 급한 문제"라며 "정부가 지금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