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남북한 통일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주변국과의
관계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2일 독일통일의 주역인 콜총리의 외교안보보좌관으로 동서독 통일을
주도한 호르스트 텔칙박사는 한국경제신문 창간32주년 기념사업의 일환
으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독일통일의 경험과 한반도통일에
대한 제언"이라는 주제의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텔칙박사는 "한국의 인접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은 북한에 의한 군사적
도발행위가 자신들의 안보에 직결되기때문에 이 지역내 평화와 안정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은 반드시 이들 국가와의 선린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성장일로의 경제를 바탕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포함한
자유무역지대에 대한 구상을 전개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이를 위해 아
태경제협력체(APEC)회원국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대비책과 관련,그는 "한국의 정치인들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경제적 재정적 저력을 준비하고 이를 통일과정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무장공비를 침투시키는 등 도발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이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력제의로 응해 북한지도부에
서는 오직 도발만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한편 텔칙박사에 이어 강연에 나선 현성일씨(전주잠비아북한외교관)는
북한주민 생활상과 북한의 대남정책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날 초청강연회에는 북한전문가 등 3백여명이 참가했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