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재정경제위의 이상수 정세균 정한용 김민석의원 등 국민회의소속
의원4명은 20일 "국감을 같이 준비하는 의원모임"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구성, 해마다 지적되던 중복질의나 "수박겉핥기"식 국정감사를 지양하고
내실있는 감사활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재정경제원이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23개 산하기관을 둔 초대형부처인 점을 감안, 자료수집에서부터 질의서작성,
질의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수감기관별로는 재경원 국세청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감사의 주요
현안을 OECD 가입문제 대기업정책 중소기업대책 물가.국제수지 등 약20여개
로 압축, 각 의원이 4~5개씩 나누어 맡아 심도있게 연구해 질의하도록 했다.

또 관세청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 나머지 수감기관은 처음부터
각 의원이 4~5개씩 나누어 맡아 질의서를 준비하되 질의서는 네의원이
공유하고 질의도 나누어 맡기로 했다.

의원별로는 이의원의 경우 13대국회 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과 법률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살려 경제관련법률과 제도, 특히 세법및 세정의
개선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쌍용그룹 상무출신인 정의원은 그동안 국내외 현장에서 실물경제를
심도있게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회생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할 예정.

서강대 경제학과출신의 정의원은 대학시절의 전공을 살려 재경원의
비효율과 경제실패의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대안
마련에 힘쓰겠다는 입장.

운동권출신인 김의원은 세정선진화와 납세서비스 개선에 주력하면서
경제정의나 경제효율성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임하겠다는 자세다.

이들은 국감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감사에 들어가기전에 "경제현안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감사후에는 가칭 "밀수백서" "탈세백서"
등의 사후보고서를 만들기로 했다.

이 모임의 좌장격인 이의원은 이날 "중복질의 등 오래전부터 문제점으로
제기되온 감사형태를 지양하고 보다 깊이있고 일관성있게 감사를 실시할수
있을 것"이라며 "팀으로 자료를 준비하고 질의하는 만큼 해당기관에서
로비를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이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