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문희수기자]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호주 시드니에서 현지 TV,
라디오 방송들과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원격 대권바람몰이"에 착수했다.

김총재는 1일 호주 라디오방송(ABC)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8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50년간 여당이 지배해 왔고 야당은 여당이 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국민이 여야간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국내에서 주장하던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거듭 제기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전두환전대통령의 사면가능성등 미묘한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대법원의 결정과 여론의 반응을 주의깊게 지켜보면서
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총재는 12.12 5.18재판결과와 관련 "국내 여론조사에서 80%가 재판부의
결정에 찬성했고 나도 그렇다"면서 "그러나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을 다루지
않았고 광주학살 책임자도 밝히지 못한 불완전한 재판이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한총련폭력시위와 관련해서는 "학생들의 과격한 의사표현이
문제이며 더 이상 폭력적 시위는 없어져야 하지만 정부에게도 학생들이
온건하게 의사표현을 하도록 선도하고 교육시키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총재는 2일 내외신 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3일과 4일에는
호주정부및 의회인사들과 연쇄접촉을 갖는등 이른바 "대권외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총재는 호주방문 이틀째인 2일 시드니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아시아 민주주의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김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아시아
사람들의 인식이 향상되고 있고, 이를 실현시키려는 각오가 돼 있어
아시아 민주주의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