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 시련과 신예의 약진"

15대 총선결과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신인들이 각당 중진을 밀어내고 여의도에 입성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반면 이들 "정치 새내기"의 약진으로 나름대로의 철옹성안에서 "안주"해
왔던 중진정치인들이 일격을 당했다.

이는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반영한 것으로 총 2백53명의 지역구 당선자중
41.9%에 이르는 1백7명이 초선의원이다.

중진의원의 피해가 가장 컸던 당은 국민회의.

서울을 중심으로 "믿었던" 중진의 대거 낙선으로 당내 중진의 "씨"가 마를
지경.

공동선대위원장이자 대권주자로 꼽혀 왔던 정대철후보가 중구에서 패했고
이종찬부총재도 "정치 1번지" 종로를 지키지 못했다.

성동을에서는 3선의 조세형후보가 여당 신예 김학원후보에게 무너졌다.

관악갑의 한광옥후보는 신한국당의 이상현후보에게, 박실후보(동작을)는
신한국당의 유용태후보에게 패했다.

구로을에서는 정책위의장인 김병오후보가 여당의 이신행후보에게 물을
먹었으며 장석화후보(영등포갑)도 고배를 마셨다.

반면 정한용(서울 구로갑) 김민석(영등포을) 추미애(광진을) 신기남
(강서갑) 최희준(안양 동안갑)후보등은 의원직을 획득했다.

텃밭에 출전한 윤철상(전북 정읍) 정호선(전남 나주) 정동영(전주 덕진)
후보등도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은 지도부와 스타군단이 잇달아 침몰했다.

김원기공동대표(전북 정읍)와 이기택상임고문(부산 해운대.기장갑)은 끝내
DJ와 YS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철원내총무(서울 성북갑)는 국민회의 유재건부총재의 공략에 말렸고
"비자금 스타"인 박계동의원(강서갑)도 분패했다.

노무현전부총재(서울 종로)는 3위에 그쳤다.

신한국당의 경우 충남 아산지역 수성에 나선 4선의 황명수후보가 "녹색
바람"에 희생됐다.

3선인 김기배(서울 구로갑) 김영광후보(평택갑)도 낙선했다.

4선의 김용태후보(대구 북을)는 자민련 바람에 강타당했다.

신한국당은 대신 박성범(서울 중구) 이윤성(인천 남동갑) 맹형규(서울
송파을)후보등 "앵커 트리오"를 건졌다.

자민련은 3선을 노리던 조부영사무총장이 신한국당 이완구후보에게 발목을
잡혔다.

충남 아산의 이상만후보는 신한국당 황명수후보를 물리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건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