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발표로 비자금사건이 겉잡을 수 없는 상황
으로 치닫게되자 세계 각국언론들은 이 사건의 진행과정과 정.재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오전 노전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자 마자 로이터 AP AFP 등 세계주요
통신사들은 서울발 긴급뉴스로 일제히 타전했다.

외국통신들은 노전대통령이 TV로 생중계된 대국민성명에서 재임기간동안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한사실을 시인하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고 전하면서
이로인해 한국민들이 또한번 적지않은 충격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각국의 주요신문과 방송들도 이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향후정국
변화에 대한 해설기사까지 덧붙여 보도했다.

<>.일언론들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시인을 앞으로 한국정계에 세대
교체는 물론 새로운 조류를 불러일으킬 대사건으로 규정했다.

요미우리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등 주요일간지들은 "노전대통령
의 비자금조성의혹이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며 엄청난 충격을 던지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의 법적 처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불투명한 돈 명백하게 드러나 한국정계 세대
교체가속화"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노전대통령의 사과성명 못지 않게
김대중국민회의총재가 이 비자금중 일부를 받았다는 사실 또한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일언론들은 앞으로 비자금사건의 초점은 자금조성방법의 적법여부와 재임
기간중 집행된 3천여억원의 돈이 과연 어디로 흘러 들어갔느냐에 모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일부 비자금이 국방비에서 유용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국제적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일언론들은 조심스럽게 점쳤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일간지들은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GD)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사건과 연루되어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이날 성명에서 "통치자금은 대부분 기업들의 성금으로 조성
됐다"는 노전대통령 실토에 무게를 싣고 보도했다.

이에앞서 26일자 워싱턴포스트지는 GD의 놀린 라이언즈대변인과 F-16제조
회사인 록히드 마틴사 관계자들과 인터뷰내용을 보도하면서 1백20대의
F-16기 구매계약체결과정에서 미국 항공업체가 한국정부에 거액의 리베이트
를 제공했다는 설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못박았다.

<>.태국과 싱가포르 등의 동남아지역 방송국들도 한국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파동이 김영삼정부를 엄청난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날 크게
보도했다.

특히 방송들은 노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이 여야정치지도자들은 물론
공직자, 사회각계 저명인사 등으로 널리 퍼져 있어 이번 파문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확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