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은 오타와방문에 앞서 19일오후(한국
시간) 토론토에서 노 전전대통령의 4천억원 비자금설에 관해 한승수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나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한 측근이 전언.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한이헌경제수석은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자신이 이미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박계동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박의원이 일부증거를 제시하는등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으나 나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이야기"라고 부인.

서울에 있는 홍인길총무수석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논평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는다"며 사전인지설을 일축.

김영수민정수석은 "한수석과 홍수석이 내용을 알고있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나로서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하고 "동화은행 비자금수사때 검찰에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언급.

[오타와=최완수특파원]

<>.노태우 전대통령측은 20일 "일단 정부쪽 조사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적대응을 할수있는 방법을 참모들간에
다각도로 논의중"이라고 언급.

노씨측은 이에 따라 국회의원의 면책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에 따라 박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지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

노 전대통령측 박영훈비서실장은 이날 "법적차원을 떠나 이같은
허무맹랑한 얘기로 한사람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건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대응해야한다는 게 참모진들의 분위기"라고 전언.

노씨측은 그러나 지난 8월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발언파문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구체적인 증거서류까지 제시되는등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정부의 조사과정과 사태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듯한 인상.

<김정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