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북경쌀협상의 우리측 대표였던 이석채재정경제원차관은 22일 "이번
북경회담에서 쌀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했으나 많은 비공식모임에서는
광범위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함으로써 남북경협 고위급회담
등 남북관계 개선방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했음을 강력 시사했다.

이차관은 또 "북한측의 쌀부족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면서 "이번 회담
에서 북측은 1백만t이상의 쌀을 지원해줄 것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차관은 이날 귀국직후 청와대를 방문,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를 마친뒤
국무총리실 기자실에 들러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차관과의 일문일답.

-1차 15만t외에 추가지원이 있나.

"북한은 상당히 많은 양의 쌀을 지원받기 원한다.

북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비공식적으로는 1백만t이상을 희망했다"

-이번회담에서 김대통령의 친서나 메시지가 북측에 전달됐나.

"이번회담은 동포애적차원에서 조건없이 쌀을 지원하겠다는 김대통령의
뜻이 전달된 것이다"

-이산가족왕래문제가 논의됐나.

"남북문제는 상호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대화를 계속해 양측이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게 중요하다.

이번 쌀지원을 계기로 7월중순경 2차회담을 하기로 한 것과 북한이 우리쌀
을 받기로 한 점이 대단한 의미다.

이산가족문제는 천천히 얼마든지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봐가며 논의할 수
있다"

-피랍된 우성호 문제는.

"논의주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사석에서 여러번 비공식 모임을 갖다보니 서로 얘기간 오고 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회의와 그문제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남북경협문제등에 대한 논의는.

"비공식적 만남에서 광범위한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논의했다"

-회담분위기와 회담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회담분위기는 시종 좋았다.

역시 체제와 제도가 달라 저쪽에서 우리가 조건으로 생각하지 않는 부분,
즉 우리법과 제도로는 당연한 부분을 저쪽에서는 혹시 조건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합의문의 요지만 공개된 이유는.

"북측이 희망했기 때문이다.

남북은 신의를 지키는게 중요하다.

공개안된 합의문이 남한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북측은 합의사항을 발표하지 않았다.

"섭섭하다.

우리는 우리대로 하는 것이며 약속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쌀이외에 약품등 구호물자를 제공하는가.

"앞으로의 대화진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협상파트너였던 전금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노련한 협상가이며 충실한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한다"

-합의문내용중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소한 쌀이고 그 이상도 내포된 내용이다"

-이번 쌀지원이 국제식량농업기구(FAO)규정에 저촉되지는 않나.

"따져 보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

-남북한간 서명주체의 격이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분명히 말하고 싶은 점은 이번 협상은 당국의 대표가 만나 당국대표끼리
합의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제공되는 쌀이 중국의 밀과 바꿔질 수도 있다고들 한다.

"조건없이 쌀을 제공하겠다고 천명했다.

따라서 북한이 어떻게 하든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문제다"

-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문제는 회담전에 결정됐나 회담과정에서 정했나.

"북측의 요구에 따르기로 하고 회담에 임했다"

-2차회담 장소는 어디로 예상하는가.

"북측의 요구도 있었지만 그 요구가 우리의 이해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