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의 콸라룸푸르 준고위급회담에서한국형 경수로
수락 가능성을 내비친 대신 경수로 가동에 필요한 송.배전망과 항만접안시설
등 10억달러 상당의 부대시설 지원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경수로 공급및 상환조건과 관련,제네바 합의 당시까지 50MW와
2백만MW 두 흑연로 건설에 들어간 비용을 경수로 전체 비용에서 상쇄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은 29일 열린 제7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제시됐으며
회담이 막판에 돌입하면서 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일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
정하는 대신 한국형 경수로 수락에 대한 반대급부를 최대한 얻어내려는 협상
자세로 해석되고 있다.

미북 양측은 30일 낮12시(한국시간)콸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제8차
본회담을 열고 절충을 계속했으나 회담은 불과 45분만에 끝났다.
양측은 실무접촉을 통해 다음 회담 시기와 장소를 연락키로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제시한 추가 시설 요구와 관련,"한국형 경수로와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전제된 경수로 사업을 받아들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
한 것같다"며 "이에 대비,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제시하고 최대한의 소득
을 얻으려는 계산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같은 북측의 제안에 미국측은 발전소 부지내 기본시설을 넘
는 공급범위는 수용할수 없다는 해소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하고 "다만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수용,협상을 타결한후 그때가서 남북한 경협차원에서
검토는 해볼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