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체제개편문제를 놓고 여야가 새해연초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민자당의 경우 오는 2월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종필대표의 퇴진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의 연두회견직후부터 당안팎의 기류가 김대표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김대표측은 김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한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오는12일 청와대회동에서 김대표 퇴진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며 강제퇴진으로 결말이 날 경우 당내 계파간 갈등이 표면화될 전망
이다.

민주당도 지도체제개편과 직결되는 전당대회문제를 둘러싸고 각계파간
의견대립이 첨예한 상황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분당불사 소리도 흘러나오는등 내홍이 자칫 심각한
국면으로까지 치달을 조짐이다.


<>.민자당=민자당은 김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지도체제개편을 포함한
세계화방안마련을 당에 일임함에 따라 대표위원제 폐지를 비롯한 개혁방안을
공론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김대표의 거취에 관해 구체적 언급없이 "국민의
여망이 어디에 있는지 당에서 잘 알고 있을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대표
위원직 폐지를 전제로한 지도체제개편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따라 전당대회준비위등을 통해 지도체제 쇄신방안을 공론화, 곧 그
골격을 내놓을 계획이다.

공화계측은 이에대해 "김대표의 퇴진여부는 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이지
당에서 거론할 사항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김대표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당직자들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공화계 의원들도 일부 있긴 있으나 "전의"를 사르고 있다기 보다는 "타협"을
원하는 눈치다.

따라서 공화계측은 지도체제개편 논의움직임을 일단 수용하되 여권핵심부와
의 막후절충을 통해 김대표의 2선후퇴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명확한 의중을
파악하는데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민자당에서는 현재 대표위원직을 폐지하는 대신 <>부총재직 신설을 골자로
한 총재직할체제 수립 <>중앙상무위 운영위의 당대회로의 편입 <>원내총무등
주요 당직과 공직후보출마자 경선제도입등 당 활성화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정수사무총장은 이와관련, "전당대회를 계기로 창당의 각오로 당의
체제와 인적구성 사고방식등을 바꿔야 한다"며 지도체제개편문제를 본격적
으로 다뤄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한동총무는 "이제 대통령회견내용을 바탕으로 당내에서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을것"이라며 김대표 퇴진을 전제로한 지도체제개편논의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내비친뒤 "당중진들이 각자의 구상을 내놓고 토론을 벌여야 한다"며
당론수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자당은 오는 10일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지도체제개편
문제를 포함한 당의 활성화방안에 대해 여론을 수렴, 당론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자당은 지도체제 개편문제를 조속히 매듭짓는다는 방침아래 오는 12일로
예정된 김대통령과 김대표의 청와대 주례회동에 앞서 지도체제 쇄신초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는 21일께 명예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나흘간의 일정으로 미국방문에
나설 예정이어서 김대표 거취문제와 지도체제개편의 향방은 청와대 주례
회동에서 그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9일 오전 이기택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최고위원및 고문들이
테이블을 마주보고 무릅을 맞댄다.

의제는 전당대회 개최시기및 지도체제 개편문제.

지난주말 이대표측과 동교동측이 이 문제를 놓고 활발한 절충을 벌였으나
최고위원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각 계파간 이견의 핵심은 2월전당대회에서의 대표경선 여부로 압축된다.

이대표측과 비주류측은 경선을 통해 최소한 대표만이라도 새로 선출,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2월대회에서 당권을 굳혀 지자제이후에도 당을 장악하겠다는
속셈이 담겨있다.

지도체제를 대표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당내 최대 계파인 동교동측은 대표직 경선은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경선은 당의 분열모습을 표면화, 지방선거에서 국민적인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 주장의 내면에는 2월대회에서 이대표 혹은 김고문에게 당권이 넘어가면
선거후 동교동측의 당내 영향력이 완전 소진될 것이라는 우려가 담겨 있다.

특히 조세형 김원기 노무현등 중도계 최고위원들은 2월경선에서 대표가
선출될 경우 지방선거 공천지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자신들의 최고위원 자리도 위협받게될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은
동교동측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양측은 그러나 이같은 이견을 극복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의 공중분해가 이대표측이나 동교동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교동측으로서는 2월전당대회에서 이대표의 위상을 적절히 강화시켜 주고
이대표는 경선이 아닌 또다른 방법으로 대표직을 확인 받는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경선이 아닌 만장일치로 대표를 재추대하고
현 최고위원의 기득권을 인정해 주는 선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가 성립되기위해서는 양측이 김고문과 중도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을 수습해야 하는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9일 최고회의는 당이 정상적인 모습을 복원하느냐 아니면 엄청난 내홍내지
최악의 경우 분당사태까지 연결될 것이냐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삼규.한우덕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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