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내 무역자유화시기는 2020년인가, 아니면 2010년인가"

APEC(아.태경제협력체) 역내 무역자유화의 최종 목표연도가 <>선진국은
2010년 <>개도국은 2020년으로 확정되면서 한국이 어느 쪽으로 분류될
것인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APEC정상들이 15일 채택한 "보고르 선언"에는 이에 대한 "답"이
들어있기는 하다.

한국등 신흥공업국들(NICs)과 개도국은 2020년으로 하고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등 5개 선진국만 2010년까지 자유화를 완료한다고
"연도"를 예시한 것.

그러나 선언문에 제시된 국별 목표연도는 앞으로 본격화될 각료회의와
실무관료들간의 협의과정에서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 전망이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한국등 선발 개도국들의 국제경제적 위상을 놓고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얼마전 의회에 제출한 WTO(세계무역기구)협정 이행법안에서
한국을 개도국에서 제외, 선진국에 준하는 일정으로 보조금감축등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그런 흐름에서였다.

더구나 APEC무역자유화 시기로 합의된 연도는 선진국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앞으로 16년뒤다.

그 사이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이변이 없는 한 계속 고평가과정을
밟아갈 게 분명해 역내국가간 자유화 이행협상과정에서 논란이 일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APEC정상들간의 보고르회동에 앞서 실무자들이 내놓았던 안에는
"선진국은 2010년, 선발개도국은 2015년, 나머지 개도국은 2020년"으로
일정이 제시됐었다.

그러나 일부 개도국들이 "NICs에는 한국 싱가포르등 뿐이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역동적인 경제발전을 보이고있는 동남아국가
들도 포함되는 추세다.

구분이 모호한 만큼 선발개도국 조항을 빼자"고 주장해 최종 선언문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은 오는 96년 선진국 경제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
하는 것으로 돼있어 이래저래 APEC역내 개방연도가 2010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공자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역내개방은 한국에 있어 실보다
득이 많다.

자유화연도를 10년 앞당기는 게 나쁠 것만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