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인계인수와 5공청산 문제를 둘러싸고 반목과 불화를 거듭했던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 25일 전격 회동해 5,6공화해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전.노두전직대통령은 6.25 44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11시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뒤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지난해 2월25일 김영삼대통령 취임식과 지난 1월10일
김대통령이 전직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함께 만나기는 했으나
두사람만이 따로 만나기는 전씨 퇴임이후 처음이다.

특히 두사람의 회동이 성사된것은 표면적으로는 북한핵문제등 우리의
안보상황등을 감안할 때 두전직 대통령이 만나 시국을 걱정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 국민들이 보기에도 좋을것이라는 명분을 전씨측이
받아들였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최근 12.12사태에 대한 검찰조사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12.12의 주역으로서 일종의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국립묘지 현충문앞에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전씨는
노씨가 도착하자 "오랜만이야"라고 손을 건넸으며 이어 노씨도
"오랜만이다"며 반갑게 악수.

이어 두사람은 전씨의 서울3프 7144 검은색 포텐샤 승용차에 함께타고
애국지사묘역내 고이승만 박정희전대통령 묘역및 경찰충혼의 탑등을 차례로
헌화분향.

두사람은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동안 오찬회동이 예정돼 있기 때문인지
별다른 얘기를 주고받지 않았으며 참배를 마친뒤 각각 자신의 승용차로
오찬장인 강남구 역삼동의 S음식점으로 이동.

<>.오찬장에 도착한 두사람은 오찬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에에 서로의
사이가 결코 나쁘지 않다며 항간의 반목과 불화설을 일축하고 화해를 다짐.

전씨는 "오늘회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옛날
친구인데 그동안 못만난 점이 이상하다"며 "형제간에도 싸우는데 과거는
역사에 맡기고 두사람이 나라와 역사을 위해 어떻게 보람있게 사는냐에
대해 의논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

노씨는 특히 "우리국민들과 언론은 싸움 붙이기를 좋아한다"며 불화설을
언론의 탓으로 돌린뒤 "둘사이가 나빠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으니
국립묘지에 묻힌 선열앞에서 흔쾌히 씻어버리고 잘지내기로 했다"고 언급.

이날 오찬에는 전씨측에서 장세동전안기부장 박영수전비서실장이
노씨측에선 정해창전비서실장과 이현우전안기부장이 동석.

<>.이날 1시간30분에 걸친 오찬을 끝낸 두전직대통령은 다정스럽게
어깨동무를 하고 오찬장을 나와 두사람의 해묵은 감정이 해소됐음을 과시.

오찬도중 술을 많이 한 탓인지 두사람 모두 얼굴이 붉그스레했으며 특히
전씨는 측근의 부축을 받으며 오찬장 계단을 내려와 상당히 취한 듯한
느낌.

두사람은 오찬장을 떠나기에 앞서 어깨동무를 한채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해주기도 했는데 전씨는 기분이 매우 좋은듯 큰 소리로
웃는가 하면 취재진과 식당종업원에게 "수고했다"고 인사.

노씨는 전씨를 먼저 보내고 난뒤 "이게 본심이다"며 이날 회동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자주 만날것"이라고 강조.

이날 오찬에는 맥주와 포도주 양주등 갖가지 술이 들어간데다 가끔씩 큰
웃음소리와 박수가 터져나와 두사람의 회동이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였던듯.

<박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