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찬에 초대해 쏟아낸 발언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듣도 보도 못한 오만과 모순, 적반하장과 내정간섭으로 가득해서다. 그는 한국 외교정책을 “명백히 잘못된 판단” “탁상공론”이라고 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오만방자함이 넘친다.

정부가 ‘힘에 의한 (대만)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데 따른 초조함의 발로겠지만 항의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그는 “시진핑 주석님의 지도하에 중국몽이란 위대한 꿈을 이루려는 확고한 의지”도 강조했다. 서로 이해를 확장하며 이익의 균형을 찾아야 할 외교에서 자국 입장에 절대 가치를 부여한 중대 결례가 아닐 수 없다.

적반하장 역시 도를 넘었다. “양국 관계가 어려워진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했다. 사드 보복을 끝없이 이어가고, 북한의 국제법 위반에 눈감으며 한국을 위험에 빠뜨린 자신의 책임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시퍼런 위협에는 말문이 막힌다. 그는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면전에서 했으니, 대놓고 무릎 꿇으라는 협박과 다름없다. “변화에 순응하면 중국 경제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것”이란 발언도 협박성이다. 경제 교류를 시혜로 착각하는 무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생중계까지 하며 확산한 이 대표의 행태야말로 자해 외교이자 외교 참사다. 판을 깔아준 것도 모자라 허튼소리에 반박 한번 못하고 사실상 맞장구친 건 지난 대선에서 그를 지지한 절반 가까운 국민 얼굴에도 먹칠하는 것이다. ‘오염처리수는 인체에 해가 없다는 일본의 설명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싱 대사의 괴담 확산 발언에 활짝 웃은 이 대표의 얄팍함이 애처로울 뿐이다.

싱 대사는 한국 이익은 철저히 무시했다. “대북 문제는 우리 방식으로 계속하겠다”는 발언은 북에 계속 면죄부를 주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중국이 진정 우호협력을 원한다면 우리 정부의 ‘초치’를 자초한 대사부터 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