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초대 대통령만큼 엉뚱한 공격에 시달리는 위인도 아마 드물 것이다. 두어 해 전에는 “국립묘지에서 파내자”는 학자(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와 “친일파와 결탁한 장본인”이라며 맹비난한 관변기관장(김원웅 전 광복회장)까지 등장했다. 이번엔 국민의 대표라는 의원까지 ‘이승만 죽이기’에 가세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국가보훈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내란 목적으로 살인죄를 저지른 수괴”라는 엄청난 혐의를 이 전 대통령에게 씌운 것이다.

4·19 때 계엄령이 발동돼 희생자가 발생했으니 ‘내란’과 ‘살인’이라는 게 강 의원 주장인 듯한데, 초등학생도 코웃음 칠 발언이다. 내란은 국가권력을 파괴하려는 무력 행사이고 ‘내란 목적 살인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하려는 범죄다. 통치권자의 헌법상 권한 발동을 내란으로 보는 시각이야말로 헌법 체계를 인정하지 않는 반헌법적 내심의 표출일 뿐이다.

정작 4·19 혁명의 주역들이 이승만을 상찬해 감동을 준 게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이택휘 전 서울교대 총장은 “그의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공산화됐을 것”이라고 했고, 이영일 전 의원도 “정말 감사해야 할 분”이라며 회한을 풀어냈다. 학계 평가도 마찬가지다. 좌파 성향 정치학자 최장집조차 “김일성에게 맞서 민주국가를 만든 압도적 공로가 있다”고 했다.

경기동부연합 출신 강 의원과 입을 맞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흑백논리도 한심하다. 김성주 의원은 “민주주의 유린자”라고 했고 강병원 의원은 “부정선거로 쫓겨난 독재자를 뭐 하러 기념하느냐”며 맹비난했다. 극도로 혼란한 해방 정국을 버텨내고 ‘건국 과업’을 성취해 자유민주공화국의 토대를 만든 거인에 대한 지극히 악의적인 편견이다.

그가 독재를 꿈꿨다면 단독 입후보해 당선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부정이 있었던 부통령만 재선거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승만은 “부정을 보고 궐기하는 백성들이 나라를 지키니 이런 날을 평생 기다렸다”며 주변 만류에도 전격 하야했다. 그가 집권한 11년8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11차례의 전국선거를 실시하는 초유의 ‘자유의 확장’을 실현했다. 국민의 대표라면 오늘 자신의 횡설수설조차 이승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쯤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