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의 호모파덴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스승이다
인생이라는 장거리 여행에서 우리는 인격을 형성하고 지혜를 터득하며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시간을 축적해 간다. 우리는 책이나 영화에서, 교실이나 직장에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배워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스승이라 하면 교단에서 지식을 공유하고 학생들을 학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을 주로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실제 가르침은 교실의 범위를 벗어나 우리 일상 속으로 깊게 파고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학습하는 방법은 실제 경험을 통해 터득함이 70%, 멘토링이나 코칭 등의 관계 속에서 배우는 것이 20%, 교실 속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10% 정도 차지한다는, 이른바 70 대 20 대 10의 법칙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사회에서의 성공까지 보장하지는 않으며, 태권도장에서 품새를 잘한다고 해서 뒷골목 싸움에서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부모는 생애 전반에 걸쳐 자식들의 스승이 되는 가장 대표적인 존재다. 자식이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는 그들의 롤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생활 습관을 가르치고 가치를 심어주며, 삶에 대한 기준을 제공한다. 말과 행동, 그리고 식습관에 이르기까지 부모는 자녀가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그래서 부모가 자식을 함부로 야단칠 수 없는 노릇인 것이 자식의 언행은 부모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동네 친구, 직장 동료, 심지어 우리가 오가다가 만나는 낯선 사람들조차 스승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각기 다른 이유로 우리 인생에 교훈을 주거나 배움과 감동을 제공해 준다. 스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소셜미디어,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는 개인이 세계 각국의 친구들에게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블로그, 팟캐스트, 유튜브를 통해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불리는 디지털 스승들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에게 시시각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디지털 학습환경 속에서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스승이 돼 인류의 동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안겨준다. 우리는 평생학습을 통해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하고, 크고 작은 상호작용 속에 발생할 수 있는 멘토의 역할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의 말은 동료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거나 비수가 될 수도 있고, 우리의 지식과 기술은 기업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거나 인류의 멸망을 재촉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드넓은 배움터인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스승의 역할에 대한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동료에게, 가족에게, 이웃에게 전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명심하고 모든 사람이 배우고 성장하며 행복한 미래를 그려갈 수 있도록 협업해야 한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누군가의 스승인 우리 모두의 날이기도 하다. 각자가 갖고 있는 무한한 영향력을 긍정적이고 아름답게 나눠 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