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완전 무인화 시대, K-테크로 앞당겨야
지난달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슈퍼마켓의 셀프체크아웃(무인 키오스크) 계산대를 8대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셀프체크아웃 계산대 한 대당 점원이 계산하는 일반 계산대 의무 설치, 셀프체크아웃 계산 시에는 고객이 10% 할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왜 이런 법안이 발의된 것일까? 셀프체크아웃이 결제 대기 시간을 줄이고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기업과 매장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결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진정한 의미의 무인 매장(fully autonomous store)이라면, 이런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 무인 매장에서는 고객 입장부터 퇴장, 결제까지 물건을 고르는 것 외에 어떠한 추가 행위도 발생하지 않는다. 입장 시 카드 정보가 담긴 QR코드 등을 태그하고 물건을 집어서 나오면 되고, 카메라를 통해 추론된 구매 및 결제 정보가 바로 개인 기기로 전송돼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아마존이 선보인 아마존고(Amazon-Go) 매장이 대표적이며,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소비 경험이 바로 무인화 기술인 것이다. 우리는 2020년부터 이런 무인화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한국 기술 수준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기업들에 뒤처져 있었고, 그 결과 지난해 우리는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 기술을 통해 아마존고의 무인 매장 설비 투자액 3분의 1 가격에 비슷한 수준의 무인 매장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무인 매장 확대 속도는 기술의 진화 속도와 비례할 것이다. 구인난 등 여러 사회적 압박 속에서 매장은 낮아지는 영업이익률을 더는 버티기 어렵다. 그리고 기술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더 저렴하게 무인화가 가능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폐쇄회로TV(CCTV)와 같은 일반 카메라로도 물품의 이동을 정확하게 판별해 결제에 이르게 하고, 매장의 재고품 관리도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실시간 데이터로 판별이 가능하다. 이를 실현하는 핵심은 인공지능(AI), 딥러닝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한국 무인화 기술이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유통 매장은 자국 기술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스탠더드에이아이(standard AI), 아이파이(Aifi) 같은 해외 스타트업이 상용화 측면에서 먼저 한 걸음 나아가 있고,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덧붙여, 오프라인 매장은 셀프체크아웃에 의존한 자동화로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워질 것이다. 도난과 이를 감시·처리하기 위한 제반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결제 노동의 고객 전가’라는 문제도 존재한다. 온라인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고객들의 발걸음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디지털라이제이션에 기반한 편의성 향상이 필수적이며, 무인 기술이 이의 첨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