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시작된 대학입시 정시모집이 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수험생 대부분은 가, 나, 다군 두세 곳에 지원한다. 입시 전형료도 만만찮다. 보통 실기 실시 대학은 9만~13만원 선, 논술·면접 대학은 6만~8만원 선, 면접만 치르는 대학은 4만~5만원 선, 서류전형만 보는 대학은 3만원가량을 받는다. 수험생 1인당 최소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의 전형료가 든다. 물론 요즘은 자녀가 한두 명밖에 되지 않지만 수험생을 둔 학부모에겐 여간 부담되는 비용이 아니다.

각 대학에서는 입시 전형료를 인하하겠다고 해놓고선 실제로는 7~8% 선으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학입시는 각 대학이 자신의 대학을 지망하는 지원자들을 선택하는 과정이지만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대학이 존립하기 위한 필수적 기본 업무이고 대학 학사력의 일부분이므로 대학의 교직원이 입시 업무를 당연히 담당해야 함에도 그 비용을 전적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 또한 서류전형은 일선 고교에서 다 올라간 자료를 처리하는 일뿐임에도 전형료를 받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안 된다. 과거에 일부 대학은 입시철이 끝나면 입시전형료로 교직원이 해외여행을 다닐 정도였다고 하니 그 수입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각 대학은 입시철마다 반복되는 ‘입시 장사’를 이젠 그만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입시 전형료를 폐지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전형료에 표준 원가 개념을 도입하고 전형료 수입에 따른 구체적인 지출 항목을 규정해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학부모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적극 나서 입시 전형료를 조정해 주기를 부탁한다.

우정렬 전 고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