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래를 위한 선택
내년도 예산이 확정됐다. 우리나라 국민의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쓰이기를 바란다. 대전시장을 지내며, 현재는 우리나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전담 지원하는 공공기관의 장으로 일하면서 염두에 둔 것이 있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예산인 만큼 반드시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올바르게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간혹 예산을 함부로 사용하고 낭비하는 경우를 접한다. 그럴 때마다 세간의 많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과연 자기 돈이라도 저렇게 썼을까?’라고 말이다.

한정된 재원을 어느 곳에 어떻게 쓸지 최종 결정하는 것은 지도자다. 결국 지도자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달린 문제인데, 이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필자는 의사결정이 호불호, 유불리, 옳고 그름이라는 X, Y, Z축의 입체적인 조합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직업에 따라 각 축의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술가는 감성적인 부분에 더 큰 가치를 둘 것이어서 호불호의 비중이 클 것이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득실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불리의 비중이 클 것이다.

공무원과 국민의 선택으로 위임받은 자리에 있는, 이른바 공적 지도자들은 옳고 그름에 가치를 둬야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옳은 일이지만 나 자신에게 손해를 안기거나, 반대로 그른 일인데 이득인 상황에 놓이면 ‘옳고 그름’과 ‘유불리’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갈등 상황에서 잘못된 지도자는 자리 유지를 위한 포퓰리즘성 정책이나 개인의 이득만을 위한 그릇된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올바른 지도자는 비록 자신은 손해를 보더라도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해 결정을 내린다. 당장의 인기나 사리사욕보다 다음 세대와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능력 있고 소신 있는 지도자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사회 구성원과 유권자의 몫이다. 미래를 위해 혼신을 다할 지도자를 알아보고 선택하는 유권자가 늘어날 때 사회가 제대로 올바르게 돌아간다.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은 국민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적어도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손해 보더라도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디 내년에는 우리 사회에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