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바른길'에서 희망을 찾다
매주 에세이를 준비하며 보낸 지난 두 달간은, 필자에게 개인적 소사는 물론 그간의 사업의 여정까지 성찰해 볼 기회를 갖게 하여, 더할 나위없이 값진 시간이었다. 얼마전 우연히, 필자가 경영하는 회사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의 부친께서 필자의 에세이를 매주 흥미롭게 읽는다는 전언을 접했다. 이 지면의 전파력을 새삼 다시 한번 느끼며, 그간 필자의 졸문(拙文)에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연재에서 필자는, 그간 살아오며 직접 ‘체득’해온 개인적·사업적 경험들을 여러 주제와 시사(時事)를 통해 독자들과 가감없이 나누고자 했다.

필자가 주로 남들이 가지않은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선례나 정보의 부족탓에, 당초 계획과 빗나간 결과나, 예기치 못한 역경들이 빈번했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일찌감치 해외로 진출하여 사업을 확장하고, 국내에선 아웃도어 산업을 새로이 개척해가며, 작지만 꾸준한 성과를 반세기에 걸쳐 실현해 올 수 있었다.

물론 필자에게 특별한 통찰력이나 선험적 능력이 있어 일부러 그런 길을 걸어왔던 건 아니다. 다만, 시야나 선택의 폭을 가급적 넓고 유연하게 가져가려 했고, 따라서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다른 이들에 비해 다양한 지역의 문화와 식견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지 않았나 싶다.

이런 견지에서, 필자는 여러 강연이나 인터뷰 기회 마다, 청년세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 하나로서, ‘각주구검(刻舟求劍)에 대한 경계’를 들고, 기존 선례에 경도돼 나름의 새로운 길을 찾는 것에 소홀하지 말 것을 당부해왔다.

더군다나 전세계적으로 시시각각 급변하는 환경에 처한 우리 청년들이니 만큼, 아무리 남들 모두가 유행처럼 쉽게 따라가는 길이라도, 그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바람직한 장래에 유의미할지 여부에 대해 숙고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음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또한, 무언가 새롭게 시도할 때는,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기 보다, 단기는 물론 중·장기 관점에 걸쳐 총체적으로 판단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는 것을 필자는 권하는 편이다. 눈앞의 이익에 경도되다 종국에 가서 일을 망쳐, 도모하는 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그르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해의 시도나 노력의 성과가 당장 신통치 않더라도 ‘바른 길’에 입각해야 계속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그간 기업경영을 통해 체득해온 바, 이는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는 물론 가계나 개인 삶의 운영에 있어서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닷새 후면 시작될 2023년 새해를 앞두고도 필자는 기대보다 큰 걱정이 앞선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OECD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모멘텀을 잃었다는 평가와 함께, 내년도 경제성장률 역시 OECD 평균인 2.2%에 못 미치는 1.8%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나마도 달성이 될지 여간 걱정이 아니다. 더욱이 국내외에 걸친 전대미문의 다중 복합 위기에 당장 대처해야 하는 상황은 물론, 한때 온 세계가 선망하던 경제성장의 신화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이에 필자는, 우리 경제가 실용성(實用性)과 자유시장원리를 무시한 채, 지난 수년간 반복해온 근시안적 포퓰리즘의 관성과 유산으로부터 완벽하게 ‘헤어질 결심’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근간과 성장동력을 바른 방향에 입각해 즉시 복구하는데 있어, 경제주체는 물론 모든 이들의 혼연일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런 견지에서, 50년간 기업을 경영하며 살아온 필자의 경험들이, 우리 경제가 ‘바른 길’로 방향을 전환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 과정에 있어,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