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해상에서 실종돼 표류하다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2차 가해가 도를 넘고 있다. 사망 당시 뚜렷한 근거도 없이 한 공직자의 실종과 죽음을 월북으로 몰았던 이들이 또다시 고인을 모욕하고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는 것이다.

그제 해수부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사고의 성격과 지난달 치른 고인의 장례식 형식을 문제 삼았다. ‘고의에 의한 근무지 이탈’로 사고가 났으므로 공상(公傷)으로 인정돼서는 안 되며, 실종 경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수부장(葬)으로 치른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여러 정황에 의하면 고의에 의한 근무지 이탈이 분명하다”며 “공무원이 직장에서 근무 시간 중에 도망쳐 나와 다른 데서 뻘짓거리 하다가 사고당해 죽은 경우도 똑같이 공상으로 인정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부적절하다는 여당의 지적에 “고인이 뻘짓거리 했다는 건 아니다”고 물러섰지만 본심은 이미 드러난 뒤였다. 주 의원은 또 “어떻게 구명조끼를 입고 실족사할 수 있느냐”며 고의적 근무지 이탈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윤재갑 의원도 이에 동조했다. 그러면서 해수부장으로 치르라는 대통령실 지시나 압력이 있었느냐고 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공무원이 근무 중 실종돼 표류하다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것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억울한 세월을 딛고 시신도 찾지 못한 채 2년이나 지나서야 장례를 치른 고인과 유족을 능욕하는 이들의 후안무치가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