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 안전지킴이 '풍수해보험'을 아시나요
이름이 참 재미있는 보험이 하나 있다. 풍수해보험이다. 이 보험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무슨 보험이야?” 하고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무엇을 위한 보험인지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다. 바람이나 비가 원인이 되는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이다. 정확히는 풍수해 즉 태풍, 홍수, 호우, 해일, 강풍, 대설, 지진 등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에 대처할 수 있는 보험이다.

자연재해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그치게 할 능력도, 세차게 불어오는 강풍을 멈추게 할 능력도 인간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이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비가 내리거나, 거센 비바람이 불거나, 땅이 흔들리면 우리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스위스 재보험사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세계 자연재해는 186건이 발생해 8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86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작은 자연재해는 매년 발생한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것이 태풍과 집중호우다. 최근 10년간 태풍은 연평균 26.1개 정도 발생하고, 이 가운데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쳐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초래했다. 2020년에는 54일이라는 기상 관측 이후 최장기간 장마가 계속되면서 1조3181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태풍과 집중호우는 더 빈번히 발생하고,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자연재해 예측이 어려웠다. 그래서 많은 인명과 시설물의 피해가 발생했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자연재해를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게 됐고, 사망과 실종 같은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동이 불가능한 주택과 온실 등은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 한번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큰 피해가 발생한다.

풍수해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발생 시 국민 스스로 대비하도록 하고 복구에 필요한 현실적 보상을 통해 생활 안정을 기할 수 있게 해 주는 정책보험이다. 이 보험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민영보험사가 운영한다. 국가가 보험료의 70% 이상을 지원하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80㎡ 단독주택은 개인 부담이 1만4900원에 불과하다. 주택, 온실, 소상공인의 상가·공장이 가입 대상이며 가입자는 보험료의 30% 이하만 부담하면 된다. 재해취약지역 내 주택이 가입할 경우 87% 이상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어 가입자 부담은 13% 정도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자가 과거에 풍수해보험금 또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력이 있거나 풍수해보험 가입 촉진 대상 지역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전액 지원하고 있다.

2020년 8월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전남 구례군의 한 주민은 2만9000원의 풍수해보험료(주택)를 내고 1억78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해 자연 재난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큰 도움을 받았다. 풍수해보험이 안전지킴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험 가입 노력과 관심이 확대돼야 할 시점이다. 지금 당장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나와 가족, 이웃이 함께 안전하고 행복한 여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