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10단 논법' 인재 키우기
기상이변이 일상화되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상이변이 중국 주택 가격이나 학교 앞 떡볶이 가게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콩과 같은 사료용 곡물이 흉작일 것이다. 사료 가격이 상승하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다. 중국은 소비자물가지수 중 돼지고기 가격 비중이 매우 높아서 전체 물가에도 큰 영향을 준다. 물가가 오르면 양극화가 심한 중국의 특성상 서민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릴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어 경기는 당연히 나빠진다.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줄일 것이고, 이때 빚을 내서 집을 구입한 사람은 이자가 오르기 때문에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주택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 한국의 중국 수출이 줄어든다. 이 결과 경기가 나빠져서 기업들이 보너스 지급을 줄이게 되면 아이들 용돈도 줄어든다. 결국 학교 앞 떡볶이 가게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과도한 비약으로 볼 수 있지만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는 이런 식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다. 삼단논법이라는 것이 있다. A가 B이고 B가 C이면, A는 C가 된다는 논리다. 논리적인 사람의 사고방식은 삼단논법을 따른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앞의 사례는 거의 10여 단계를 넘어서 결론에 도달했다. 날씨가 나쁘면 중국의 집값이 하락하고, 학교 앞 떡볶이 가게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단번에 생각한 사람은 이미 천리안을 보유한 것이다. 그는 3단 논법을 넘어 10단 논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나비효과’를 서너 개 묶어서 복합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한다.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거의 무한대 논법으로 결론을 도출해 낸다.

10단 논법을 전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두뇌의 그릇이 커야 한다. 큰 그림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빅데이터를 담아 버무릴 수 있도록 뇌의 구조도 유연해야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폭넓게 상식을 흡수하면서 세상의 골격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영향을 4~5단계 이후까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에 가장 필요한 건 이런 생각을 가진 인재들이다. 그러나 가정이나 학교 교육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교육기관은 단순한 아날로그형 로봇을 만드는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한국은 추격형(fast follower) 경제로 성장했다. 선진국이라는 정답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선도형(first mover)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정답을 모르니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다. 10단 논법을 구사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