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률 의료 등 전문직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존 이익단체들과 신생 플랫폼 간 갈등이 심상치 않다. 이러다 ‘제2의 타다’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법률 분야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변호사 온라인광고 플랫폼 ‘로톡’을 상대로, 미용·의료 분야에서는 의사협회 등이 성형 등 의료광고 플랫폼인 ‘강남언니’와 ‘바비톡’을 상대로 공세를 펴고 있다. 이들은 자체 규정과 법률을 어겼다며 제재와 국회를 통한 규제 입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업체들은 “사업을 접으란 소리냐”며 헌법소원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역부족이다. 변협 같은 거대 단체를 자금이나 로비력에서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170여만 명의 ‘충성 회원’을 확보하고도 국회의 기득권 보호 입법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던 타다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로톡이나 강남언니 등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소비자와 전문가를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로톡에는 변호사 3900여 명(전체의 약 13%)이 가입해 소비자들에게 전화 및 방문 상담을 해주고 있다. 회원 80%가 스스로 이름을 알리기 힘든 젊은 변호사들이다. 소비자들은 낮은 서비스 수수료에 환호하고 있다. 강남언니도 풍부한 후기 등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들은 서비스 혁신으로 기존 업계의 공적이 됐다.

이 같은 갈등은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는 물론 학원 차량 공유 서비스 ‘리버스랩’, 심야 전세버스 서비스 ‘콜버스랩’ 등이 기존 업계와 마찰을 빚었던 것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정부가 규제책을 내놓고, 국회가 끝내 타다 금지법을 만들었던 식으로 귀결된다면 신산업은 발 붙일 곳이 없을 것이다. 한국의 진입규제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는 조사도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신기술 발전으로 서비스산업 어디서든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이런 신산업이 활발하게 등장해야 경제 활력이 높아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업계와의 갈등도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정부와 국회가 소비자 후생을 챙기지 않고, 기득권 보호막 역할만 자처한다면 혁신성장도, 4차 산업혁명 대처도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