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OT와 IT 결합이 주는 기회
게임·포털 업체의 임금 인상 전쟁, 쿠팡의 기업공개(IPO), 배민의 해외 매각, 암호화폐로 대박을 터뜨린 기업들…. 요즘 신문을 펼쳐보면 디지털 네이티브 회사나 스타트업들,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잇따른 대박 소식에도 마냥 같이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게 솔직한 인간적 심정이다.

대한민국 경제에서 기존 굴뚝산업이 중요하다는 건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이들은 우리 경제에 아주 중요한 수출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수출액지표 추이 그래프가 쌍둥이처럼 똑같다. 수출액 4400만달러의 대부분은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기계부품 등 하드웨어 제조품목이 차지한다. 전통적 제조업은 노후화된 설비와 높은 생산 비용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이 낮아지며 위기에 봉착해 있다.

타개안으로 신규설비 지원, 서비스 및 품질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장, 발전소, 물류, 교통 등의 산업시스템에서 제조 및 생산, 설비, 공정 등 제작 작업의 운영기술을 의미하는 OT(Operation Technology)가 IT를 만나면 요즘 말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할 수 있다.

중공업, 가전, 기계설비 등 제조업 분야 고객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및 클라우드 도입의 시급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고민 어린 표정을 짓는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승선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매출로 연계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깊은 것이다.

근래 IT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세상은 OT가 주도하고 있고 제조산업은 대한민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경쟁력이 있다. 아시아에 공장을 갖고 있는 모든 기업이 스마트 팩토리를 혁신의 전진기지로 삼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OT와 IT가 만날 수 있을까? 바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를 활용하면 된다. OT에는 각 업의 속성과 그 업만의 프로세스가 있는데, 이것이 녹아있는 클라우드 솔루션이 SaaS다. 이런 새로운 IT 솔루션을 만들려면 IT만 잘해서는 안 되고 OT를 알아야 한다. 여기 동북아시아에 최고, 최대의 OT 선수(전문가)들이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이 얼마나 큰 성장 가능성을 지녔으며, 또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과거 우리 선배들이 그랬듯, 청년들이 OT 혁신을 주도할 SaaS를 들고 전 세계를 누비는 광경을 떠올려본다. 그 전초기지인 국내에서 서둘러 OT와 IT를 결합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초대박이다. 그건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