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비판에도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무더기 채용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현 정부 3년(2018~2020년)간 연평균 3만 명 늘어, 지난 정부(연 1만3000명)의 2.3배에 달했다. ‘임기 내 17만 명 증원’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국가공무원 총정원령’에서 제한하는 ‘국가공무원 정원 상한’도 3년 연속 확대했다.

정부는 ‘일자리 마중물’이자 ‘행정의 질 제고’를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성과는 불투명하고 부작용만 뚜렷한 게 현실이다. ‘공무원은 조직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규제를 만들어 낸다’는 파킨슨의 법칙처럼 공무원 증원은 규제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간 활력 저하도 불가피하다. 공무원이 한 명 늘면 민간 일자리 1.5개가 사라진다는 OECD 분석도 있다.

공무원 증원이 무서운 것은 인건비 폭증을 부르기 때문이다. 올해 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39조원으로 2017년보다 5조6000억원이나 불어났다. 공무원 연금 지급을 위해 쌓아야 하는 충당부채도 해마다 100조원 가까이 불어나고 있다. 전액 국가부채에 포함되는 이 충당금은 올해 900조원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2년 연속 10% 가까이 증가한 국가예산은 내년 55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국가채무비율도 마지노선으로 간주돼온 40%를 훌쩍 뛰어넘어 40%대 중반으로 치솟게 된다. 반면 작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47달러로 4.1%나 쪼그라들었다. 국민의 지갑이 홀쭉해지는데 나라 살림살이와 공무원만 늘어나는 기형적인 구조는 지속될 수 없다. AI·로봇시대에 공무원 증원이라는 발상부터가 시대착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