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우한교민에 전달된《다, 괜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발병지인 우한을 비롯해 봉쇄된 중국 도시들 형편이 말이 아니다. 집단주거 건물은 아예 폐쇄 관리되고 있고, 생필품 부족에 따른 어려움도 크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안 그래도 ‘전시상황’처럼 통제된다는 판에 그제는 후베이성 보건당국이 하루 새 확진자가 10배 늘어났다고 발표해 한국까지 다시 긴장시켰다. “통계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미덥지 않다. 투자와 부채, 자산과 재고, 성장률 등 온갖 통계와 지표, 집계자료에까지 어린 ‘중국식 짝퉁 관행’이 여기에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게 한다.

중국에 비하면 격리와 고립이라 해도 한국에서는 견딜 만할 것이다. 시설과 의료도 일정 수준에 달하지만, 국내 이웃들 지원과 위로도 적지 않다. 국내로 들어온 우한 교민들에게 격리수용 기간 중 정성 어린 위문품이 많이 전달됐다.

충북 괴산군이 이웃 진천 격리시설에 사과 60상자를 보냈고, 남해군은 진천·아산 두 곳에 지역 명산품 ‘흑마늘엑기스’를 보냈다. 남해군은 둔황시 등 중국의 자매 도시 3곳에도 같은 제품을 보내 위로했다. 보성군은 2400만원어치 차음료를, 자유총연맹 충남지부는 김 200박스를 보냈다. 기업과 개인들의 응원품 지원도 수십 건 줄을 이었다. 이 와중에 “마늘이 면역력 증진과 호흡기에 좋다”는 ‘우한폐렴 특산물 마케팅’도 살짝 보이지만 위로와 성의만큼은 값지다.

위로품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게 책이다. 아산시가 우한 교민들에게 무료함을 달래라며 572권을 전했다. 지난 13일 들어온 3차 귀국자에게도 위로용으로 《다, 괜찮다》라는 신간이 전달됐다. 이의수 남성사회문화연구소장이 160여 권에 일일이 저자 서명을 해서 보낸 게 더 뜻깊다. 대전염병과의 싸움에 과학적 치료와 체계적 방역이 중요하겠지만, 따뜻한 손길과 위로도 도움될 것이다.

‘우한 쇼크’가 쉽게 진정되지 않아 경제에도 타격이 적지 않게 됐다. 여행과 관광, 외식과 공연까지 두루 움츠러든 게 눈에 보인다. 결혼 하객도 줄었고, 일상적 바깥활동도 위축됐다. 주말에도 ‘방콕’(방에 콕 박혀 있기)한다면 평소 별렀던 책이라도 좀 읽으면 어떨까. 얼마나 빨리 ‘다, 괜찮다’라고 할 수 있을지, 우리 하기에 달렸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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