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지난해 총 578만8000가구로 1년 새 17만4000가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중 29.2%(전년 28.6%)가 1인 가구이고, 내년이면 30%선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미 1인 가구는 가장 흔한 가구 형태다. 통계청이 ‘장래인구 추계’에서 1인 가구 비중을 2030년 33.2%, 2040년 35.6%로 내다봤지만 저출산·고령화에다 취업난, 이혼·비혼(非婚) 증가 등으로 ‘나홀로 가구’는 더 빠르게 늘 가능성이 높다.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는 가족형태 변화를 넘어 주거 문화 복지 교육 산업 등 전방위로 파장이 미치고 있다. 하지만 실태 파악이나 관련 제도는 여전히 미진하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만 해도 2인 이상 가구로 국한돼 있다. 현실적으로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는 면접조사가 어렵고, 국세청, 건강보험 등의 공동데이터 활용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실태를 알아야 대책도 나오는 법이다. 흔히 1인 가구로 뭉뚱그려 말하지만 그 안에는 고소득 전문직부터 비혼족, 취업준비생, 독거노인 등 천양지차다. 소득 격차의 진폭도 2인 이상 가구보다 크고, 사회·복지정책 수요도 판이해 무엇보다 ‘평균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세 집 건너 1인 가구라는 현실을 감안해 통계청은 미진한 통계기법부터 개발해야 한다. 정부 부처들도 1인 가구에 대한 보다 정교한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 주택청약 등 기존 제도들은 대개 자녀를 둔 3~4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의 치안 불안, 노년층 고독사 등의 대처도 필수다. 1인 가구를 소홀히 했다간 새로운 사회문제를 잉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