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만드는 화학회사가 일회용품 줄이는 까닭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한국바스프 등 화학기업들이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섰다. 일회용 종이컵에 들어가는 폴리에틸렌 등 각종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플라스틱 제품 줄이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부터 사옥이 있는 서울 서린빌딩에서 개인 머그잔 텀블러 사용 캠페인에 나섰다. 임직원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아. 그. 위. 그. 챌린지(I green We green Challenge)’란 이름의 친환경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한화케미칼도 지난해 말부터 본사 직원 300여 명에게 머그잔(사진)을 지급했다. 이 머그잔은 홀트아동복지회 보호작업장 소속 장애인들이 만들었다. 자녀들의 그림이나 편지, 가족사진 같은 의미 있는 이미지를 넣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바스프 서울사무소도 휴게실에 비치된 종이컵 대신 개인 머그잔을 지급했으며, 여수공장에서는 플라스틱컵을 스테인리스스틸컵으로 바꿨다.

화학기업들이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선 것은 플라스틱 제품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플라스틱 제품의 과도한 사용은 문제지만 적절히 사용하면 오히려 나무, 동물 가죽 등 천연자원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문동준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석유화학사업 발전을 위해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플라스틱이 순환자원으로서 기능한다는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